12년전 저를 미국의 부통령으로 임명한 흑인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다시 미국의 아시아계 흑인 여성 부통령과 함께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기 위해서 떠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고, 이것이 바로 델라웨어입니다.
Twelve years ago, I was waiting at the train station in Wilmington for a Black man to pick me up on our way to Washington, where we were sworn in as president and vic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here we are today, my family and I, about to return again to Washington, to meet a Black woman of South Asian descent, to be sworn in as president and vic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 That's America. That's Delaware."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2020.1.19. 워싱턴으로 가기 전에 델라웨어에서 고별연설 한 내용
미국에 포용과 치유와 희망을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분다. 조 바이든이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엉클 조의 미국이 돌아온 것이다.’ 토마스 프리드만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이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희망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을 포함해서 미국의 다양한 소수인종들에게는 조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은 오바마의 당선 때 처럼 여러가지면에서 각별하다. 오히려 오바마 당선때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사실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되고 나서 미국의 인종문제가 그다지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왜냐하면, 흑인 대통령으로서 공개적으로 나서서 인종문제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기로 정치적으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바마가 할 수없었던 일들을 바이든이 알아서 잘 추진했다는 평가도 있다.
바이든의 당선이 특별히 의미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백인중심주의 정책 때문이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고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할 때, 미국 사회, 특히 소수자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 이유는 트럼프가 내건 슬로건 “아메리카 퍼스트”는 미국의 폭력적인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ax Klan)이 내건 슬로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와같이 우려는 그가 취임하자 현실로 드러났다. 오바마가 8년동안 해놓은 정책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트럼프는 반이민정책을 포함해서 미국의 전통적 가치에 반하는 백인중심의 정책을 펼치면서 급기야는 많은 흑인 청년들이 공권력에 희생되었다. 결국 2020년 전반기에는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전국적 인종시위와 소요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시대의 종언과 바이든 시대가 열린 다는 것은 미국 사회에 분열과 갈등이 사라지고 통합과 관용의 봄바람이 불어올 것을 예고한다. 성, 인종, 계급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의 일곱색깔 무지개로 구성된 바이든 내각의 다양성을 보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바이든은 흑인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오랫동안 이끈 부통령이었으며, 이제 아시아계 흑인 여성을 부통령으로 임명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다. 또한 역사상 각료들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물론이고, 미국 원주민과 히스패닉 미국인 그리고 심지어 동성애자를 장관으로 임명하였다.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차별의 벽을 부수고 통합과 관용의 정치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이는 바이든이 어릴 때 존경하며 정치적 꿈을 키워온 존 F 케네디 대통령 형제의 “포용의 정치(politics of generosity)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차이를 넘어선 희망의 정치를 펼친 그의 정치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 불어오는 바람의 진원지는 바로 이것이다.
취임식 전날밤 CNN의 흑인 앵커 돈 레넌(Don Lennon)은 정치평론가들과의 대담에서 바이든 취임은 미국 사회는 물론 세계정세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을 믿는다며, 독일출신 헤비 메탈 그룹 스콜피온의 “변화의 바람(Wind of Change)”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역사를 노래한 것처럼, 미국에도 분열과 차별의 벽을 무너뜨릴 것이라면 이 노래를 출연자들과 함께 읊조렸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스콜피온이 1989년 모스크바 방문 중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처럼 소련데서도 그런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com/watch?v=n4RjJKxsamQ&feature=share
난 따라갑니다, 그 Moskva 강을,
이를 때 까지, 고르키 공원에...
들으면서, 변화의 바람을...
8월 어느 여름 밤,
(붉은) 군인들 지나쳐 가는데,
들으면서, (베를린장벽 붕괴) 변화의 바람을...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An August summer night
Soldiers passing by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그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까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나요?
우리가 그리 가까와질 수 있을거라고, 마치 형제처럼...
그 미래가 감돌고, 대기 중에...
난 느낄 수 있는데, 그게, 모든 곳에서
불어오는 걸, 변화의 바람 타고...
The world is closing in
Did you ever think
That we could be so close, like brothers
The future's in the air
I can feel it everywhere
Blowing with the wind of change
데려가주오, 날, 그 마법의 순간,
(장벽 허물어지는) 영광의 밤으로...
다음 세대들, 즐거운 꿈꾸며 보내는 곳,
변화의 바람 속에서...
Take me to the magic of the moment
On a glory night
Where the children of tomorrow dream away
in the wind of change
길 따라 걸으며...
아득한 (이전 분단 상황) 기억들은
묻혀 있고, 과거 속에 영원히...
난 따라갑니다, 그 Moskva 강을,
이를 때 까지, 고르키 공원에...
들으면서, 변화의 바람을...
Walking down the street
Distant memories
Are buried in the past forever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데려가주오, 날, 그 마법의 순간,
영광의 밤으로...
다음 세대들, 즐거운 꿈꾸며 보내는 곳,
변화의 바람 속에서...
Take me to the magic of the moment
On a glory night
Where the children of tomorrow dream away
in the wind of change
그 변화의 바람은
그대로 들이칩니다, 그 역사의 얼굴에...
마치 폭풍처럼, 그건 울릴 겁니다, 그 자유의 종을,
마음의 평화를 향해...
The wind of change
Blows straight into the face of time
Like a stormwind that will ring the freedom bell
For peace of mind
노래하게 해요, 당신의 발랄라이카(러시아 현악기)가..,
내 기타가 말하고 픈 것을...
Let your balalaika sing
What my guitar wants to say
데려가주오, 날, 그 마법의 순간,
영광의 밤으로...
다음 세대들, 즐거운 꿈꾸며 보내는 곳,
변화의 바람 속에서...
Take me to the magic of the moment
On a glory night
Where the children of tomorrow dream away
in the wind of change
바이든 대통령이 일으킬 ‘변화의 바람’이 어디서 불어올 지, 그 색깔은 무엇인지는 그가 살아온 삶과 경험 그리고 그의 ‘성품(man of character)’을 보면 그 방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 바이든의 바람은 전세계 소수자들을 위한 관용과 포용의 바람이 될 것이다. 그는 계급적으로는 자동차 영업사원의 장남으로 태어난 흙수저 출신이며, 인종적으로는 케네디와 같이 아일랜드계 이민자 후손이다. 종교적으로 캐톨릭 신자이자, 교육적으로는 메릴랜드 주립대학과 시라큐즈 대학을 졸업한 비아이비 리그 출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78세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최고령 노약자대통령이다. 고령자 시대에 ‘걸어다니는 도서관’에게 큰 희망이다.
두번째로 조 바이든의 바람은 고통과 고난을 경험한 사람으로부터 부는 따뜻한 치유의 바람일 것이다. 그는 1972년 크리스마스에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고, 2015년 사랑하는 아들 보 바이든을 뇌암으로 떠나보내야만 하는 ‘참척慘慽’의 아픔을 겪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코로나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미국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지도자이다. 그 상처를 알기에 그리고 다시 일어났기에.
마지막으로 조 바이든의 바람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바람’이다. 그는 대선에 세번째 도전한 3수생이다. 그가 비록 최연소로 의회에 입성하여 7선의 관록을 지닌 노정치인이지만, 그는 1988년과 2008년에 대선에 도전해 쓰라인 패배를 맛보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것이다. 그것도 78세 노령의 나이에 말이다. 특히 그는 2015년 그의 미래인 아들 보 바이든을 세상에서 먼저 떠나 보내야만 하는 슬픔을 겪었음에도 당당히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