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 지성화된 인상 또는 감정으로 변환시킨 생각으로, 리듬이라는 매개를 통해 타인에게 소통되는 것이다.....예술 작품이란 본질적으로 주관화된 인상에 대한 객관화된 해석이다.”-페르난두 페소아
.......
그러나 내 슬픔은 고요하다
그건 존재를 자각할 때
영혼에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두 손은 무심코 꽃을 딴다.
.......
생각한다는 건
바람이 세지고, 비가 더 내릴 것 같은 때
비 맞고 다니는 일처럼 번거로운 것
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
내겐 철학이 없다.감각만 있을뿐.....
내가 자연에 대해 얘기한다면 그건, 그게 뭔지 알아서가 아니라
그걸 사랑해서, 그래서 사랑하는 것,
왜냐하면 사랑을 하는 이는 절대 자기가 뭘 사랑하는지 모르고
왜 사랑하는지,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법이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순진함이요,
모든 순진함은 생각하지 않는 것......
해 질 무렵이 되면, 창문에 기대어,
눈앞 저 너머에
들판이 펼쳐져 있음을 의식하며
눈이 시릴 때까지
세자리우 베르디의 책을 읽는다.
.......
그래서 그가 제대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큰 슬픔을 지녔던 것
시골을 다녀 보지 않은 사람처럼
도시를 거닐었던 것
책 속에 짓눌린 꽃처럼
병에 꽂힌 풀처럼 슬프게......
그래서 나는 그를 따른다,
(내가 신에 대해 신 자신보다 얼마나 더 잘 알겠나?)
즉흥적으로 살면서 그를 따른다,
눈을 뜨고 보는 사람처럼,
나는 그를 달과 태양과 꽃과 나무와 언덕이라 부르고,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를 사랑하고,
그를 보고 들으면서 생각하고,
매 순간 그와 함께 다닌다.
........”
-페소아의 ‘양 떼를 지키는 사람’에서
https://youtube.com/watch?v=CrJU1Lr1BSs&feature=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