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린 나”: <싱어게인>의 ‘미아(迷兒)’
최근 언론에서 ‘취업 절벽에 갇힌 20대…"잃어버린 세대 가능성"’이란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고용시장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하면서 취업빙하기를 만난 청년층(15~29세)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지식,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됨으로써 평생에 걸쳐 삶이 어려워지고 청년 세대의 문제는 국가 미래의 문제와 직결된 문제가 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2138926
취업 절벽에 갇힌 20대…"잃어버린 세대 가능성"
코로나발 고용 빙하기 장기화…취업 연기·단념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청년층의 취업 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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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일자리를 잃어버린 청년들의 상실 의식을 표현이라도 하듯이 모방송국의 무명가수들의 재기를 격려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무명가수(20호)가 ‘길을 잃어버린 나’의 심경을 애잔하게 담아낸 박정현의 ‘미아’(윤종신 작사/황성제 작곡)를 열창해서 화제다. 곡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문학을 전공한 우리시대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의 노랫말이 참좋다. 가수 김연우를 연상시키는 무명가수 20호의 외모와 목소리는 감수성있는 윤종신의 시적언어을 잘 담아서 듣는 우리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다.

https://youtube.com/watch?v=mZkPzBQ5vv8&feature=share
또다시 그 길을 만났어
한참을 걸어도 걸어도
익숙한 거리 추억 투성이
미로 위의 내 산책
벗어나려 접어든 길에
기억이 없어서 좋지만
조금도 못 가 눈앞에 닿는
너의 손이 이끌었던 그때 그 자리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 가도 끝없는
날 부르는 목소리
나를 향해 뛰던
너의 모습이 살아 오는 듯
돌아가야 하는 나
쉬운 길은 없어서
돌고 돌아가는 길
그 추억 다 피해
이제 다 와 가는 듯
나의 집 저 멀리 보여서
발걸음 재촉하려 하다
너무 많았던 추억뿐인 곳
날 항상 바래다 주던 이 길뿐인데
우두커니 한참 바라보다가
어느새 길 한 가득 네 모습들
그 속을 지나려
내딛는 한 걸음
천천히ㅡ 두 눈을 감고서
길은 어디ㅡ에ㅡㅡㅡ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 가도 끝없는) 끝없는
날 부르는 목소리
날 향해 뛰던 너의
모습이 살아 오는 듯ㅡ
돌아가야 하는ㅡ 나ㅡㅡㅡ
쉬운ㅡ 길은 없어서ㅡ
돌고 돌아가는 길
그 추억 다 피해
이제 도착한 듯해
이젠”
- 윤종신 작사
이 노래는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 속에서 괴로워 하는 젊음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너의 손이 이끌던 그때 그자리”가 ‘일자리’로 와닿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한참을 걸어도 걸어도..... 조금도 못다 눈앞에 닿는” 그 일자리 말이다. 요즈음처럼 길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는 잃어버린 일자리는 헤어진 연인보다 더 절실하고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암울할 지도 모른다.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 가도 끝없는 (미로)/......돌아가야 하는 나/ 쉬운 길은 없어서/ 돌고 돌아가는 길/.....우두커니 한참 바라보다가/ 어느새 길 한 가득 네 모습들/ 그 속을 지나려/ 내딛는 한 걸음/ 천천히ㅡ 두 눈을 감고서/ 길은 어디ㅡ에ㅡㅡㅡ”
-윤종신
그래서 이 노래는 단순히 연가가 아니다. 코로나 시대 취업 빙하기에 직면한 길을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이 노래는 낭만적 연가가 아니라, 사회적 비가이다. 오늘도 일자리를 찾고있는 무명의 청년용사들에게 이 노래와 함께 한 송이 장미꽃을 던진다.
https://youtube.com/watch?v=csL0muPg8JI&feature=share